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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학 詩] 겨울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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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학 시인
기사입력 2019-03-24

         

               겨울호수

 

                                           백학

 

나는 그녀를 사랑 한다

나는 그녀의 엉덩이를 사랑 한다

나는 그녀의 둥그런 어께를 사랑하고

나는 그녀의 두툼한 입술을 사랑 한다

그러나 젖어 드는 건 숨겨진 가슴이었고

가슴보다 빠르게,

알콜로도 지울 수 없는 유년이 눌어붙었다

 

가지마다 힘 겨이 낡은 보따리 같은 석양을

한 웅큼씩 욺켜 쥐었고

마침, 만장기 처럼 흩어지는 물새.

너와 나의 밤은 그렇게 잊혀지기 위하여 존재하였나보다

새벽의 불야성은 쓸쓸함보다 아름다웠고

허공을 맴돌던 눈빛은 기나긴 섹스보다 애절하였다

가로등은 고적히 스스로의 빛속으로 숨어버렸고

호수보다 천천히 안개 속에 젖어버렸다

 

안개보다 깊숙히 내속엔 네가 숨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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