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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숙 詩] 밤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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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진성 기자
기사입력 2020-01-13

 

 

밤의 눈

 

김명숙

 

 

 

그날 밤은 달빛도 숨을 죽였다

찰싹이는 파도만 간간히 귀청을 때리고 갔다

먼데 낙지잡이 배인지

장어 잡이 배인지

호롱불 같은 불만 깜박이고 있었다

 

말없이 선창가에 앉아

술을 마시고 있었다

누구랄 것도 없이 그날 밤은

말이 필요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꼴깍이며 넘어가는 쐬한 소주 한 모금마저

미안하다는 듯 호흡을 낮췄다

너무 고요하면 그 주위의 것들도 덩달아

침잠한다는 것을 그 때 비로소 알았다

 

어둠은 얼굴을 가린 체 복면가왕의 자리를 고수했고

우리는 말없이도 하나가 되었다

 

하늘엔 별이 총총,

은하계의 은하란 모두 이곳에 모여 있는 것 같았다

어느덧 하현달이 대섬을 넘어가기 전이었다.

 

별들이 아침을 불러오기 직전,

정적을 깨고 오래 살아온 이씨가 말을 꺼냈다

무음이었다.

이상하게도 우리는 그의 말을 알아들을 수 있었다.

어둠이 우리에게 들려주는 전언이었다.

 

짭조름한 갯내음이 훌륭한 안주거리가 되어준 밤이었다

 

김명숙 시인

 

 <프로필>

- 제1회 한국아동문학회 신인문학상 동시등단. 2011

- 시집 <그 여자의 바다> 문학의 전당. 2011

- 초등학교 5학년 음악교과서 "새싹" 저자 (천재교육)

- 가곡 46곡/ 동요 87곡 발표

- 제54회, 57회 4.19혁명 기념식 행사곡 "그 날" 작시

- 제60회 현충일 추념식 추모곡 "영웅의 노래" 작시

- 수상: 부천예술상, 한국동요음악대상, 도전한국인 대상(문학 부분)

          제5회 오늘의 작가상 수상, 제43회 방송대문학상 외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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