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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현자 詩] 단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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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현자 시인
기사입력 2023-10-18

 

 

단풍

 

         /   고현자

 

붉은 천둥소리

밀고 당기며 하산을 한다

 

모세 혈관이 수혈하는

여울 빠른 가을

 

손톱 하나씩 잘라내는

불칼의 춤을 다 알아듣는 건지

저문 산이 말없이 길을 트고 있다

 

한여름 동안 혹독하게 몰아친 유혹

조금씩 내려놓는 미련

엽록소가 해를 따라 기울고 있다

 

가망 없는 갱년기

가슴 깊숙이 몰핀보다 더 깊은 독이

흘러 지나는 또렷한 계절

 

이제 막

무거운 제 몸 하나를 내려놓는구나

 

뼛속까지 태우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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