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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력사 인물] 고려 시인 오세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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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주 기자
기사입력 2020-07-04

 

▲ 사진=조선의 오늘     © 이형주 기자

 

소년열정가의 노력

 

소년시절은 장난이 심하고 놀기 좋아하며 한가지 일을 직심스럽게 하기에는 갑갑해하는 나이이다.

고려시기의 시인이였던 오세재(1132―1193년)는 어릴 때 누가 억지로 공부를 시킨다 해도 굴레벗은 망아지같아서 책상앞에 붙들어둘수 없을 정도로 천성이 자유분방하였다. 그런데 어느때부터인가 집안어른이 강요한것도 아닌데 제스스로 책상에 붙어앉아 떠날줄 몰랐다. 막 돌아치며 장난에만 정신을 팔던 그가 글공부에 취미를 붙이게 된데는 형들의 말없는 영향이 컸다. 큰형 세공, 둘째형 세문이 피타게 공부하는것을 제눈으로 본 오세재는 자기도 그렇게 공부해야 하겠다는 자각을 가지게 되였던것이다. 막상 글을 읽어보니 하나씩 지식을 터득하는 재미도 있었지만 까다롭고 모를것이 많았다. 그럴수록 그의 성격은 글공부에서 형들에게 지지 않으려는 승벽심을 자극하였다. 어린 세재가 글공부에 열성을 부릴수록 그의 부모는 이 아들에게 교재를 대주지 못하는것이 안타까왔다. 집이 너무 가난하여 비싼 값을 주고 책을 사서 대줄 형편이 못되였던것이다. 부모들이 이런 근심을 하는것을 눈치챈 오세재는 당돌한 생각을 하게 되였다.

하루는 형들이 글공부하는 쉴참에 살펴보니 셋째 동생이 무슨 책을 빌려다놓고 깨알같이 잔글씨로 베껴쓰고있는것이였다.

《얘, 너 무슨 책을 그리 정신없이 베끼느냐?》

형들이 물었지만 세재는 들은둥만둥 아무 대답도 하지 않고 그냥 베끼기만 하였다. 형들이 궁금해서 책뚜껑을 들춰보니 그것은 경서였다.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었다. 이발도 나지 않은 아이가 콩밥을 먹겠다는 격이였다. 아직 어린것이 힘든 교재인 경서를 얻어다 베끼는것이 한편 놀랍기도 하였으나 벌써 경서를 공부하겠다고 접어드는 대담성과 열성 그리고 그동안 공부의 키가 불쑥 자란 동생이 대견하였다.

《얘, 너 벌써 경서공부를 하겠다고 베끼니?》

그 말에는 오세재가 가만있지 않았다. 《못 배울게 뭐요.》

《그래, 한가지도 아닌 6가지 경서가 한두책도 아닌데 그 많은 책을 매번 이렇게 베껴서 공부하겠다는거냐?》

《어찌겠소. 그 많은 책을 살 돈이 집에 없으니 제손이 보배라는데 이 손으로 베껴서라도 공부해야지요.》

《시작은 좋다만 꽤 끝까지 해내겠니?》

《사나이 말 한마디가 천금무게라고 했는데 한번 시작한 일을 끝장내지 못하면 졸장부지요.》

소년은 자기의 결심을 끝까지 굽히지 않았다. 그는 방대한 량의 6경을 남의 집에서 빌려다가 처음부터 마감까지 다 제손으로 베껴서 공부하였다. 제손으로 베낀 책이니 한번 배우기만 하면 기억력이 좋은 소년의 머리에 책의 내용이 쏙쏙 들어갔다.

력사에 소년시절부터 공부를 열심히 하여 성공한 문인들과 장수들에 대한 이야기는 많지만 제손으로 방대한 량의 힘든 교재를 다 베껴서 공부한 그런 소년열정가, 소년노력가는 드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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