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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 찬성 강조하는 북한 선거, 자세히 알고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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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경환 기자
기사입력 2015-07-19

 7월 19일 북한에서 지방인민회의 대의원선거를 치릅니다.

흔히 북한을 잘 모르는 사람들은 북한에서도 선거를 치르는지 잘 모르고, 또 선거를 해도 어차피 형식적인 것 아니냐는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북한의 선거제도에 대해 한 번 알아보려 합니다.

명시된 선거의 기본 원칙은 한국과 다르지 않아

선거란 원래 국민들이 주권을 행사하는 하나의 방편입니다.

북한도 헌법에 국가 주권을 규정했는데요, 제4조를 보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주권은 로동자, 농민, 군인, 근로인테리를 비롯한 근로인민에게 있다. 근로인민은 자기의 대표기관인 최고인민회의와 지방 각급 인민회의를 통하여 주권을 행사한다.”고 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주민들이 주권을 행사하려면 최고인민회의와 지방인민회의를 거쳐야 합니다.

최고인민회의는 한국의 국회와 비슷한 기관이며, 도·시·군 마다 있는 지방인민회의는 한국의 지방의회와 비슷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 인민회의 대의원들을 주민들이 선거를 통해 결정하는 것이지요.

또 주민들은 대의원들을 소환할 수도 있습니다.

헌법 제6조에는 “군인민회의로부터 최고인민회의에 이르기까지의 각급 주권기관은 일반적, 평등적, 직접적원칙에 의하여 비밀투표로 선거한다.”고 되어 있습니다.

일반, 평등, 직접, 비밀투표의 원칙은 한국과 다르지 않습니다.

독특한 북한의 정치체계

선거 제도에 대해 본격적으로 알아보기 전에 일단 북한의 주권기관에 대해 간략히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최고인민회의입니다.

앞서 한국의 국회와 비슷하다고 했지만 사실 훨씬 강력한 권한을 가지고 있습니다.



최고인민회의 모습 ⓒ news.takungpao.com


최고인민회의는 북한의 최고주권기관이며, 입법권이 있고, 헌법을 수정, 보충할 수 있으며, 국가 정책의 기본원칙을 세우며 예산안을 승인합니다.

또한 북한의 지도자인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을 포함해 명목상 국가 대표인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위원장, 국방위원회 부위원장과 위원, 내각총리, 최고재판소(한국의 대법원) 소장을 선거·소환할 수 있습니다.

또 장차관과 최고검찰소 소장(한국의 대검찰청장)을 임명하기도 합니다.

이런 최고인민회의의 임기는 5년으로 한국의 국회의원 임기보다 1년 더 깁니다.

또 한국과 마찬가지로 불체포특권이 있습니다.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수는 인구 3만 명당 1명으로 현재는 687명입니다.

한국에 비해 배 이상 많은 편이고 인구수에 따른 비율은 네 배 이상이라고 할 수 있죠.

다음으로 지방인민회의를 살펴보겠습니다.

도(직할시), 시(구역), 군인민회의는 지방주권기관으로 지방인민위원회(한국의 지방자치단체)를 지휘하는 역할을 합니다.

그러나 지방인민회의가 휴회 중일 때는 지방인민위원회가 주권기관의 역할을 하기 때문에 한국의 지방의회-지방자치단체의 관계와는 다릅니다.

지방인민회의 임기는 4년으로 최고인민회의보다 1년 더 짧습니다.

지방인민회의 대의원은 통상 인구 1천 명당 1명으로 현재 2만8천116명입니다.

역시 한국에 비해 매우 많은 편인데, 한국은 현재 광역의원 789명, 기초의원 2898명으로 총 3687명입니다.

전체적으로 보면 의회 규모가 크고 권한이 집중되어 있어 의원내각제와 비슷하게 보이지만 사회주의 특유의 독특한 정치 체제를 가지고 있습니다.
 
17세부터 선거권, 피선거권을 가져

자, 이제 본격적으로 북한의 선거 제도를 살펴보겠습니다.

북한의 선거제도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각급 인민회의 대의원선거법>에 자세히 나옵니다.

먼저 선거의 기본 원칙부터 봅시다.

북한에서는 재판을 통해 선거권을 박탈당했거나 정신질환으로 인해 선거능력이 없다고 판정된 경우를 제외하면 17세 이상 누구나 선거권, 피선거권을 갖습니다.

2009년 3월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 모습 ⓒ takungpao.com
2009년 3월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 모습 ⓒ takungpao.com


해외에 거주하는 북한 국적자도 선거권, 피선거권이 있는데 다만 투표는 북한에 들어가서 해야 합니다.

당연히 1인 1투표제며, 대리투표는 불가능하고 비밀투표를 보장한다고 명시했습니다.

다음으로 선거 절차를 살펴보겠습니다.

선거철이 되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가 중앙선거위원회를, 지방인민위원회가 지방선거위원회를 정당, 사회단체에서 추천한 각계각층 성원들로 조직하게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선거위원회는 선거자명부를 작성해 공시합니다.

주민들은 선거자명부를 확인하고 잘못이 있으면 제기합니다.

이제 중요한 후보자 문제를 살펴봅시다.

대의원 후보자는 주민들이 직접 추천하거나 정단, 사회단체가 추천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후보자가 추천되면 구선거위원회가 100명 이상으로 구성된 선거자회의를 소집해 자격심의를 거칩니다.

자격심의를 마치면 후보자 등록을 하며 등록 순서는 추천 순위에 따릅니다.

후보자 안내  ⓒ www.news.cn
후보자 안내 ⓒ www.news.cn


선거운동은 후보자 등록이 끝난 때부터 할 수 있습니다.

후보자 수는 제한이 없지만 보통 단일후보로 나오며 찬반투표를 하게 됩니다.

투표장에는 주민 5명이 참관을 하며 다른 지역 사람도 선거권증명서만 있으면 투표할 수 있습니다.

또 노약자와 장애인을 위한 이동투표함도 운영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특이한 것은 투표를 할 때 찬성의 경우 별도의 표식을 하지 않으며 반대할 경우 후보자의 이름을 가로 긋도록 되어 있습니다.

개표 결과 과반의 찬성을 받은 후보는 당선이 되며, 반대가 더 많거나, 후보자들이 받은 찬성표 수가 같은 경우 모두 낙선 처리됩니다.
 
100% 찬성, 독재의 증거일까?

북한의 선거 하면 100%에 달하는 투표율과 100% 찬성률을 먼저 떠올립니다.

그리고 흔히 이게 북한이 <독재국가>인 증거라고 생각합니다.

즉, 북한에서 선거란 어차피 형식적인 것이며 다 당에서 정한 사람이 당선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흥미로운 점은 북한이 이런 상황을 숨기는 게 아니라 오히려 자랑한다는 것입니다.

북한 헌법 제11조를 보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조선로동당의 령도밑에 모든 활동을 진행한다”고 하여 로동당의 위치를 명시했고, 또 제12조에는 “국가는 계급로선을 견지하며 인민민주주의독재를 강화하여 내외적대분자들의 파괴책동으로부터 인민주권과 사회주의제도를 굳건히 보위한다”고 하여 아예 <독재>를 명시했습니다.

물론 여기서 말하는 <인민민주주의독재>란 사회주의 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자본주의를 허용하지 않는다는 말입니다.

즉, 북한은 자본주의를 위한 정치활동을 금지합니다.

참고로 북한에는 조선로동당 외에도 천도교청우당, 조선사회민주당이 있고 이들 정당 출신 대의원도 있지만 상징적 수준이며 그 수가 많지는 않습니다.

이는 다른 사회주의 국가들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중국 헌법 제1조의 내용은 “중화인민공화국은 노동 계급이 지도하고 로농동맹을 기초로 하는 인민민주주의 독재의 사회주의 국가이다. 사회주의 제도는 중화인민공화국의 근본제도이다. 어떠한 조직이나 개인이 사회주의 제도를 파괴하는 것을 금지한다.”입니다.

또 헌법 조문에 명시하지는 않았지만 서문을 통해 중국공산당의 영도 아래 인민민주주의독재와 사회주의를 지키고 발전시킨다고 하였습니다.

중국 역시 국민들은 전국인민대표대회와 지방인민대표대회를 통해 주권을 행사합니다.

중국 지도자인 국가주석도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선출합니다.

그리고 인민대표대회 대표들을 선출하는 선거는 대부분 단일후보에 대한 찬반투표 형식으로 진행되며 압도적 찬성률로 당선됩니다.

멀리 라틴아메리카의 사회주의 국가인 쿠바도 마찬가지입니다.

국민들은 인민주권민족회의 대의원을 투표로 선출하며, 인민주권민족회의에서 국가 지도자인 국가평의회 의장을 선출합니다.

또 인민주권민족회의 대의원 후보를 지명하고 선거 운동을 하는 것은 쿠바공산당만 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집권당의 지위를 헌법으로 보장하고, 단일후보에 대한 찬반투표로 국민들이 주권을 행사하며, 간접선거 방식으로 국가 지도자를 선출하는 형태는 북한이나 중국, 쿠바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볼 때 이런 모습은 <독재>로 비춰지지만 사회주의 사회에서는 일반적인 정치 형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원본기사:NK투데이 문경환 기자(http://nktoday.tistory.com/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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